머리가 있어야 남자가 산다!

왜 머리가 없으면 남자들은 주눅이 들까?
머리숱이 줄면서 나는 소심해지기 시작했다.
소심한 마음을 달래려고 모자를 착용했다.
감쪽같았다.
그러나 평생 모자만 쓰고 다닐 수는 없는 노릇.

결혼식장에서, 장례식장에서
양복을 입은 민머리의 나는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은
왜 이리 늙었냐며 혀를 찼다.

약을 먹을까? 모발 이식을 할까?
가발을 할까? 고민이 많았다.
약도, 모발 이식도 크게 효과를 볼 것 같지 않았다.
가발도 마찬가지였다.

답답할 것 같았고, 티가 날 것 같았다.
실제로 티가 나는 가발을 많이도 보았다.
그러다 아는 사람 중에 전혀 티가 나지 않는 사람을 만났다.
나는 그것이 가발이라는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결국 나는 한스타일모를 찾았다.
숱이 없는 지난 세월이 한스러워 많은 숱을 요구했다.
이마의 주름을 덮을 정도였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 날
아내와 딸아이가 놀란 토끼눈을 하고 감탄했다.
“역시 남자는 머리가 생명이야!”
“10년은 젊어 보여.”
“전혀 티가 안 나.”

간혹 사람들이 묻는다. 답답하지 않냐고.
그러면 나는 이렇게 말한다.
“그냥 모자를 쓴 정도야.”
땀이 나면 어떻게 하냐고도 묻는다.
“가만히 있으면 이마로, 목덜미로 흘러 내려.
그때 자연스럽게 손수건으로 닦으면 돼.”
어떻게 관리하는지도 궁금한 모양이다.
“평소에는 머리 감듯이 자연스럽게,
한 달에 한번은 한스타일모에서 모발관리를 받지.”

한스타일모!!!
전혀 답답하지 않다!!!
전혀 티가 나지 않는다!!!